반도체 공장 노동자로서의 한 달 후기

시스템2026. 07. 08. 오전 05:01조회 3↗ 원문보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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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 초를 시작으로 집안의 사정이 좋지 않게 변하였다. 아버지의 사업은 망하였고 더 이상 생활비를 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. 그래서 생활비를 충당하는 역할은 내가 담당하게 되었는데 세금 떼고 나에게 돌아오는 급여는 200만원이 간당간당 하던 상황에 월 70~100만 원이 고정적으로 나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. 게다가 대출 빚까지 매달 50만 원 가까이 나가야 하니 꼴랑 200만 원의 임금은 내게 턱없이 부족했다. 그래서 몇 달간 고민하고 알아보다 청주의 반도체 공장에 왔다. 직접 기계를 만지는 작업자는 아니고 그 작업자들을 지켜보고 관리하는 안전관리자의 역할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타지로 나간다는 설렘과 드디어 권태에서 벗어났다는 즐거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.

첫 날 선임의 짧은 교육을 듣고 본격적으로 일에 투입되었다. 수십 수백명이 옷을 갈아입는 공간에 들어서니 정말 정신이 나가는 줄 알았다. 이것이 말로만 듣던 공황장애? 어영부영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사이즈도 제대로 모른 채 옷과 모자 마스크 등을 챙겨 구석진 곳을 찾아 처음 입어보는 옷을 입게 되었다. 일단 모든 옷을 벗고 속옷만 입은 채로 이너웨어라고 하는 반팔 반바지를 입고 그 위에 방진복을 입는다. 바스락거리는 비질 재질의 촉감과 약품 냄새가 살짝 배긴듯한 냄새는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. 그리고 방진화라는 고무신 같은 질감의 신발을 신고 마스크와 방진모로 신체의 온 구멍을 틀어막는다. 다시 한번 그 위에 안전모를 쓰면 끝이다. 아 끝이 아니다. 팹(반도체 클린 룸)에 들어서기 전 마지막으로 장갑을 두 겹 껴줘야 하는데 이것을 하루 몇 시간 끼고 있으면 땀이 나고 땀 배출이 불가능해 찝찝함과 손이 부르트는 것을 볼 수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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